야구사랑

'미묘한 동거' 김응용 사장-김재하 단장 체제 존속의 의미

블루시티 2009. 1. 18. 14:43
◇ 김응용 사장 ◇ 김재하 단장

지난 16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응용 라이온즈 사장의 유임이 결정됐다.

 

후속 조치인 임원 인사는 공식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김재하단장도 유임이 결정됐다.

프로야구계에선 당초 김응용 사장이 퇴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최근 두 달간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과 일부 선수의 인터넷 도박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책임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삼성 사장단 인사에선 ▶60대 이상 ▶3년 이상 장기 CEO ▶실적 문제 등이 주요 기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프로필상 41년생인 김응용사장은 나이와 지난 4년간 CEO로 근무했다는 점 등에서 교체 대상자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선 그룹 산하 사장 가운데 61세이상만 20여명이 물러나며 대규모란 평가를 받았다.

99년 취임한 김재하 단장은 이로써 만 10년간 야구단 단장을 맡는 극히 드문 사례가 됐다. 지난해 말 김 단장은 "실무책임자로서 불미스런사건에 비통함을 느낀다. 사건이 정리되면 사퇴 표명을 하겠으며 거취 문제는 그룹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케이스는그룹쪽에서 김 사장과 김 단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경기인 출신의 야구인 사장과 재무, 관리에 능통한 단장의 조합은 사실 '미묘한 동거'라고 볼 수 있다. 2004년 말 이같은 체제가 처음탄생했을 때 야구인의 CEO 취임을 축하하는 분위기였지만, 한편으론 잡음 없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던 게 사실.

2000년말 김응용 해태 감독을 삼성 감독으로 영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 김 단장이었다. 그런데 몇년 뒤 감독이 사장이 됐으니밑그림이 다소 어색하긴 했다.

결과적으론 5년째를 맞이하게 됐다. 두가지 의미가 있다. 프로야구 구단은 그룹 전체에서 봤을 때는 하부 조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프로야구계에선삼성 고위층의 거취가 큰 관심사가 되겠지만, 그룹 차원에선 심각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야구단에 관심이 많은 이학수 전 삼성부회장이 비록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야구단 문제 정도는 가볍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또하나 두 고위층이 지난 4년간 우승 두차례, 4위 두차례로 잡음 없이 실적을 내온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그 과정에서 대외활동에만 전념한 김응용 사장과 내부 실무를 책임진 김 단장의 조합이 당초 우려에 비해선 상당히 효율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이다.

삼성 프런트는 전반적으로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선동열 감독이 취임 마지막 해를 맞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마당에 시스템이 확바뀌면 선수단에도 유무형의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